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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로 돌아온 강승윤의 특별한 하루

시간을 다루는 드라마 <카이로스> 방영을 앞둔 강승윤은 요즘 자신만의 시간을 열심히 보내고 있다. 후회 없는 과거와 상상력 넘치는 미래를 위해.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오랜만에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듯한데, 혹시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라도 있나요?
새롭게 발견한 모습은 없지만,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저에게 좀 더 투자하고 저를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걸 많이 해보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사진 찍고 싶으면 찍으러 가고 책 읽고 싶을 때는 책 읽고, 그런 시간이 좋더라고요.

Q 사진을 찍으러 어디로 가나요?
제가 차가 없어서 멀리는 못 가고요. 자전거 타고 한강에 가요. 스케이트보더들이 보드 타는 순간을 포착하기도 하고 그래요. 풍경은 잘 안 찍게 되더라고요. 전 인물을 찍고 싶어요.

Q 하나의 주제로 인물을 찍는다면 어떤 걸 찍어보고 싶나요?
주름요. 클로즈업으로 찍어보고 싶어요. 사람들마다 주름이 생긴 모습이 다 다르더라고요. 예전에 장난 삼아 90mm 접사 렌즈를 사서 화보 찍을 때 멤버들을 틈틈이 찍어봤어요. 극단적인 클로즈업 사진으로 멤버들의 이마만 찍거나 눈만 찍거나 얼굴 반쪽만 담았는데,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비슷한 앵글로 여러 사람의 주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려면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데, 인맥의 한계가 있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웃음)

Q 그런 부탁은 잘 하는 편이에요?
잘 못해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찍어도 되는지 물어본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어요. 부끄럽고 무섭고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요. 이겨내야겠죠.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요즘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했는데,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본다면 어떤 게 있나요?
책 읽기, 자전거 타고 어딘가로 휘리릭 가기, 작업실 가서 형들이랑 농담하고 얘기 나누기, 사진 찍으러 가기, 집에서 넷플릭스 틀어놓고 못 본 드라마 몰아 보거나 영화 감상하기, 시계 손질하기. 수집한 시계를 가끔 한번씩 다 끄집어내서 시곗줄도 바꾸고 손질도 하는데, 재밌어요. 그런 시간이 조금씩 쌓이고 있어요. 멤버들의 빈자리를 그렇게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최근에 본 책이나 영화 중 특별히 마음 가는 게 있었나요?
그저께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몽환화>가 흥미로웠어요. 죽은 인물 중 한 명이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 남자는 아티스트인데 수영 선수였던 여자 주인공을 계속 부러워해요. 여주인공이 봤을 때 그는 너무 많은 재능을 갖고 있어요. 그림도 잘 그리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해요. 정작 이 남자는 수영 하나만으로 올림픽까지 간 그 여자를 부러워해요. 자기는 어느 하나 특출한 게 없다는 거죠. 제 상황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Q 왜요?
저도 이것저것 잘하는 게 많지만 특출하게 잘하는 한 가지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거든요. 그래서 그 캐릭터에 확 끌렸어요. 한 가지를 정말 잘해서 그걸로 계속 인정받고 싶은 갈망이 있는 거죠.

Q 보컬로서의 재능, 음악을 만드는 재능, 연기자로서의 재능 등 본인의 재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진짜 천재들, 옆에서 보면 놀랍거든요. 다만, 전 배워서 습득하는 건 빠른 것 같아요. 배우고 흡수하고 또 흡수해서 노래 쪽으로는 경험치가 많이 쌓였어요. 사람들이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이제 부끄럽지는 않은 정도인 것 같아요. 물론 최고의 가수들과 견줄 만한 실력은 아니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노래 잘한다고 하면 ‘나 잘하는 거 아닌데’ 하고 부끄러워했어요. 지금은 부끄럽지는 않은 정도예요. 작사, 작곡도 그 정도인 것 같고요. 연기는 모르겠어요. 아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요. 앞으로 더 성장해야죠.

Q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성공을 하는 데 재능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재능도 재능인데 운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성공한 사례를 봤을 때 노력이 40%, 재능이 20%, 나머지 40%가 운인 것 같아요. 흔히 운때라고 하잖아요. 운때가 맞았을 때 시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재능이 없는데도 성공하는 사례도 봤고 재능이 특출한 사람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봤거든요. 재능도 있고 노력도 열심히 하는데 안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살아왔던 삶 자체가 그야말로 운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Q 지금까지 이룬 것들에서 운의 비중이 컸다는 말인가요? 예를 들면요?
<슈퍼스타K 2>도 그렇고요. 원래 가기 싫어했는데 친구 따라 간 거였거든요. 근데 덜컥 붙은 거죠. 사람 운도 잘 따라줬어요. 감사하게도 좋은 분들을 계속 만났어요. 사람에게 속거나 상처 받은 적이 없는 걸 보면 그런 부분에서도 운이 좋은 거죠. <복면가왕> 나가게 된 것, 위너라는 그룹으로 데뷔한 것, 위너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 위너로 1위 했던 것들 모두 행운의 연속이었어요. 물론 운을 쟁취할 용기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 인생에서 운은 굉장히 크게 작용했죠.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그럼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유명한 아이돌 그룹의 리더이고 작사, 작곡도 직접 해요. 거기에 연기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가수로 데뷔하기 전에 우연치 않게 연기를 하게 돼서 연기의 재미를 알아버렸어요. 위너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위너라는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연기를 해서 위너의 컴백이 늦어지거나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건 싫었어요. 연기는, 사실 계속 하고 싶었죠. 음악을 계속 하다 보면 슬럼프까지는 아니지만 환기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연기가 탈출구가 돼요. 연기를 하다가 다시 가수로 돌아오면 음악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가수 일을 하다가 지칠 때면 연기가 소중하게 느껴져요. 저한테는 두 가지 일이 좋은 공생 관계예요.

Q 연기를 하면서 음악도 좋아지고 음악을 하면서 연기도 좋아진다고 느끼나요?
네. 연기에 빠져 있다가 음악으로 돌아오면 새로운 영감이 마구 떠올라요. 2017년 말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할 때도 음악을 하지 않으니까 음악에 대한 갈증이 커지더라고요. 그렇게 휙휙 쓴 노래들이 음반 에 실린 곡들이에요.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은 남다른 경험이었을 듯해요. 연기자로서 좋은 평도 얻었고요. 어땠나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일단 드라마 배경이 감옥이다 보니 하루 종일 감옥에만 있거든요. 촬영하다 중간에 컷 하면 우리끼리 농담도 하고 형들이 장난으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남의 대사를 연기하기도 했어요. 저도 형들이 하는 그 연기에 껴서 (이)규형이 형의 해롱이 연기도 따라 하고 그랬어요. 그 시간이 제게 큰 공부이기도 했고 놀이이기도 했어요. 그 시간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운 좋게도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모두 편견이 없는 분들이었어요.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편견요?
네. 전 가수가 연기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안 좋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거고요. 제가 가수이고 아이돌이어서 캐스팅된 게 분명히 있겠죠. 인지도 같은 것이 분명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순수하게 제 실력으로만 캐스팅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와 똑같은 배역을 목표로 했던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전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모든 선배님과 감독님에게 그 얘길 다 해요. 저를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려요.

Q 어떤 인터뷰에서 ‘연기할 때 사투리 덕을 본 게 많다’고 말했어요.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보려고 노력하나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사투리 덕분에 부족한 실력이 좀 가려진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쓰던 말이니까 연기에 힘을 주지 않고 좀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연기해서, 제 말투가 어색하게 들리지는 않을지 걱정돼요.

Q 이번 드라마 <카이로스>를 통해 얻고 싶은 건 뭔가요?
저 스스로 그 사투리 특혜에서 벗어났구나 하고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투리 때문에 연기한 애 아니구나, 연기를 제대로 하려는 친구구나’라고 사람들에게 인식되면 만족할 것 같아요. 전 객관적인 사람이니까 저 자신이 만족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건 잘했다’고 느껴지는 게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과 ‘미래를 알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이 이번 드라마의 중요한 모티프더라고요. 과거의 것 중 바꾸고 싶은 일이나 미래의 것 중 미리 알고 싶은 일이 있나요?
과거의 선택 중 바꾸고 싶은 건 없어요. 제가 적응력이 좋은가 봐요. ‘이 선택이 맞나? 아, 이거 하지 말아야 했나?’ 이러다가도 나중엔 괜찮다 싶더라고요. 아직까지는 과거의 선택 중 후회하는 건 없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미래도 딱히 알고 싶지는 않아요. 점 보는 것도 싫어하거든요. 내가 어떻게 될지 미리 알고 싶지 않아서요. 10년 후 어떤 모습일지 정도는 궁금하지만, 오늘 하루 어떻게 살지,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정도가 좋은 것 같아요.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올해 <복면가왕>과 <악인전>에 출연하면서 보컬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오로지 노래 자체에 집중한 시간이었는데, 어땠나요?
사실 <복면가왕>에 너무 나가고 싶었어요. 2017년에 한번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그런 갈증이 있던 차에 기회가 와서 다시 출연했어요. 이번에 노래에 맺혀 있던 한은 다 풀었죠.(웃음) 항상 제 라이벌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노래 잘하는 선배님들이었고 그분들을 목표로 노래해왔거든요. 지난 7년 동안 계속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런 찰나에 <복면가왕>이 좋은 기폭제였죠. 아주 속이 시원했어요.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Q 음역대와 창법 등 보컬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연습한 건가요?
노래를 계속 만들고 부르고 들어보고 만들고 부르고 들어봤어요. 그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는 것 같아요. 요즘엔 집에서도 콘덴서 마이크를 가지고 녹음할 수 있으니까요. 댄스, 알앤비, 힙합 등 장르별로 목소리를 다양하게 쓰다 보니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이렇게 부르면 이런 목소리가 난다, 이렇게 부르면 이런 표현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되니 그게 무기가 되더라고요.

Q 그 노력은 순수하게 자발적인 동기로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근본적인 내면의 동기는 뭐였나요?
일종의 오지랖인데요. 전 아이돌 가수들이 댄스 음악, 퍼포먼스 음악, 보여주는 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보컬 실력이 폄하되는 게 싫거든요. 다들 되게 잘해요. 실제로 들어보면 깜짝 놀랄 정도예요. 단지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곡들이 퍼포먼스 위주고 각자 특화된 부분으로 파트를 나눠 부를 뿐이죠. 아이돌 메인 보컬로서 그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건 ‘아이돌 보컬 중 최고’라는 얘기를 들어서는 못 바꾸는 거죠. 박효신, 김범수, 임재범 선배님들 같은 보컬리스트를 목표로 삼고 나아가야 하는 거죠. 그렇게 해야 같이 활동하고 있는 동료 선후배 아이돌, 팬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큰데 거기에 오지랖까지 넓어서요.(웃음)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팀 활동은 댄스, 힙합, 일렉트로닉 등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음악 위주로 하는데, 개인적으로 부르는 노래들은 록, 포크 등이에요. 팀 색깔과 개인 취향 간 차이가 있나요?
포크나 록을 더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사실 요즘엔 트렌디한 음악을 더 자주 들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가수로서의 강승윤’ 모습을 무시할 수는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원하고, 내가 남들과 다를 수 있는 장르가 포크, 록, 록 발라드라서 거기 치중돼 있었던 거죠. 욕심이 많아서 트렌디한 음악 중에서도 남들과 다를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고 있어요. 발라드 가수, 록 발라드 가수로 인식되는 건 싫어요. 다음이 기대되는 가수이면 좋겠어요. ‘다음엔 쟤가 어떤 노래를 들고 나올까? 다음엔 어떤 행보를 보일까?’ 계속 궁금한 사람이고 싶어요.

Q 내가 하고 싶은 것, 사람들이 내게 원하는 것, 내가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모두 동일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우선순위는 어떻게 고르나요?
되게 간단해요. 대중가수니까 대중이 좋아할 것 같은 곡이 우선순위예요. 제 스타일을 우겨서 음반을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제 꿈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나눠 주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그들에게 제가 받았던 걸 돌려주는 거거든요. 그게 좋아서 이 일을 하는 거라 최대한 많은 사람이 들었으면 해요. 저만 좋은 음악은 저만 들으면 되죠.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나,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나,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나, 그게 기준이에요.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잡지 이름이 <뷰티쁠>이니까 물어볼게요. 최근에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게 있다면 뭔가요?
모든 경험이 다 아름답다고 느껴요. 자전거를 타고 나가기도 하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도 하는, 평범한 경험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 공감의 눈물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새 대본이 나올 때마다 감독님과 모든 출연자가 모여서 대본 리딩을 하는데요. 신성록 선배님이 대사를 하다가 이어가지 못하고 갑자기 울컥 눈물을 흘리셨는데 저도 모르게 울고 있고 옆의 배우들도 울더라고요.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저희도 눈물이 나는 거잖아요. 공감하는 마음, 공감이라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옆사람에게도 눈물이 번지는 게 신기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이 작품 하면서 값진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경험이 아름답다고 느끼나 봐요.
에디터 정수현
사진 황혜정
비주얼 디렉터 최유진
인터뷰 나지언
헤어 김성환
메이크업 김효정
스타일링 홍윤하 | 업데이트 : 2020-11-02  대한민국 최고의 뷰티 매거진 www.beautyp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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